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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납니다. 집값보다 매물이 먼저 어떻게 움직일지가 관건입니다.
5월 9일, 추가 연장 없습니다
양도세 중과 배제는 다주택자가 집 팔 때 세금 추가로 붙던 걸 한동안 안 내도 되게 해준 제도입니다. 원래는 기본 세율 6~45%에 20~30%p를 더 얹어 냈습니다. 예를 들어 집을 팔아 시세 차익이 10억 원이라면 세율과 보유 기간 등에 따라 절반에 가까운 세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세금이 ‘옵션’이 아니라 ‘페널티’였던 구간입니다. 2022년 이후 한시적 유예가 적용되며, 이 추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습니다. 해마다 ‘1년만 더’를 반복하며 올해도 미뤄질 거란 기대가 있었고요. 하지만 최근 대통령이 공개 발언을 통해 “추가 유예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5월 10일, 세금 늘어납니다
5월 10일부터 추가 세금이 다시 붙습니다. 다만, 5월 9일까지 계약서를 쓰면 잔금과 등기는 나중에 해도 중과 배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은 계약 후 4개월 이내, 지난해 10·15 대책에서 규제지역으로 묶인 서울 나머지 구와 경기 일부 지역은 6개월 이내 잔금 또는 등기를 마치면 됩니다. 또 무주택자가 전세(또는 월세)가 낀 다주택자 보유 주택을 사는 경우, 실거주 의무는 최대 2년 미뤄줍니다. 다만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유지한 채 ‘갈아타기’하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습니다.
팔 사람부터 움직입니다
세금을 피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대통령이 제도 종료를 언급한 지난 1월 23일부터 2월 3일까지 서울 주택(아파트·오피스텔) 매물은 5만6219건에서 5만7850건으로 2.9% 늘었습니다(출처: 아실). 증가는 한강벨트로 몰렸습니다. 집값이 많이 올라 이익이 큰 지역일수록 매물이 빠르게 나왔습니다. 송파·성동은 10% 넘게 늘었고, 광진·강남·서초도 5% 이상 증가했습니다.
팔 집, 안 팔 집 나눕니다
모든 집이 다 나오는 건 아닙니다. 이익이 큰 집은 자녀에게 증여하고, 이익이 적은 집부터 파는 흐름도 나타납니다. 실제로 작년 1~11월 서울에서 집합건물 증여 등기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습니다. (출처: 법원등기정보광장) 증여세를 내더라도 추가 세금보다 부담이 적다고 판단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강남 핵심 지역은 증여하거나 보유하고, 상대적으로 상승 기대가 약한 지역부터 급매가 나옵니다.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지 불확실한 곳일수록 5월 전 처분이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보유세 변수도 함께 봐야 합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2026년에도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흐름입니다. 다만 집값이 오르면 공시가격도 따라 오르고, 보유세도 자연히 늘 수 있습니다. 보유세를 다시 손보자는 카드도 시장에선 오르내리고요.
만약 보유세 증가분이 양도세 중과 부담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면, 다주택자는 세금을 감수하고서 라도 집을 팔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보유세 부담이 제한적이거나 방향이 또렷하지 않다면, “일단 버티자”는 선택이 늘 수 있습니다. 결국 매물 흐름은 양도세와 보유세 가운데 무엇이 더 아프게 다가오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려는 이는 기다리고, 거래는 줄어듭니다
매물이 늘었다고 거래가 늘어난 건 아닙니다. 사려는 사람은 “좀 더 기다리면 더 싸질 것”이라 보고 관망하고, 파는 사람은 “이 가격엔 못 판다”며 버티기 때문입니다. 팔 사람은 급한데 살 사람은 여유롭습니다. 지역별 차이도 큽니다. 강남은 장기 보유 가치가 남아 있지만, 외곽은 향후 상승 기대가 약해 중과세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5월 전 매도가 빨라집니다.
5월 이후, 거래 절벽 vs 가격 조정
5월 이후 시장은 두 방향으로 갈 거란 전망입니다. 첫 번째는 거래 절벽입니다. 세금을 피하지 못한 다주택자들이 “차라리 안 판다”고 버티면 매물은 다시 줄고, 사려는 사람도 관망하면 거래량이 떨어집니다. 두 번째는 완만한 가격 조정입니다. 5월 전 못 판 다주택자들이 세금을 감수하고라도 팔면 매물은 계속 나오고, 사는 사람이 적으면 가격은 내려갈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될지는 5월까지 거래량이 보여줄 겁니다. 분명한 점은 5월까지가 매물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구간이라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