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기술, 안정감과 개성, 혼자와 함께라는 서로 다른 가치가 충돌하고 공존하는 2026.
대조되는 키워드를 통해 26년 건축 인테리어 & 주거 트렌드를 살펴본다.
COLOR | 뉴트럴과 어스 톤으로 선택과 집중 (Warm Neutrals vs. Deep Earthy)
2026년 컬러 트렌드는 부드러운 웜 뉴트럴과 깊이 있는 딥 어시 톤이라는 두 축으로 뚜렷하게 나뉜다. 색채 전문 기업 Pantone이 제시한 ‘클라우드 댄서’와 글로벌 트렌드 예측 기관 WGSN의 ‘트랜스포머티브 틸’은 이 대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개성 있는 공간을 원하는 욕구와 심리적 안정을 바라는, 서로 다른 가치가 공존한 결과다.
올해의 컬러 :
에스프레소와 차콜을 섞은 듯한 ‘실루엣’,
차분한 그린 ‘레인댄스’, 오프 화이트 ‘스위스 커피’와
테라코타를 닮은 ‘사우스 웨스트 포터리’
페인트 브랜드 벤자민무어는 올해의 컬러로 에스프레소와 차콜을 섞은 듯한 ‘실루엣’, 차분한 그린 ‘레인댄스’, 오프 화이트 ‘스위스 커피’와 테라코타를 닮은 ‘사우스 웨스트 포터리’ 등을 함께 제안하며, 모든 컬러가 단독으로도, 함께 레이어링해 사용하기도 조화롭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프트 오프 화이트나 웜 베이지를 배경으로 두고 흙, 나무, 돌, 모래, 식물에서 영감받은 컬러를 포인트로 더한다면, 공간에 안정감을 유지하면서 깊이와 개인의 취향을 자유롭게 드러내기 좋다.
FUNCTION | 자연은 느끼고, 기술은 잊다 (Biophilic Design vs. AI Tech)
해를 거듭할수록 자연으로의 회복과 AI 기술의 고도화는 대립하는 흐름처럼 보이지만, 주거 트렌드에서만큼은 두 가치가 나란히 집 안으로 들어올 준비를 마쳤다. 이러한 방향성은 2025 홈·테이블데코페어가 제시한 ‘F.U.T.U.R.E’ 키워드 안에 명확히 담겨 있다. Functionality(기능성), Uniqueness(독창성), Revolution(혁신)은 AI 기술로, Time-proof(영속성)와 Unity(공생)는 바이오필릭 디자인으로 수렴되는 구조다.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Miele는 2026년 가전 트렌드로 ‘보이지 않는 주방’과 ‘스마트 AI의 통합’을 강조한다. 매트 블랙과 펄 베이지 등 절제된 컬러 팔레트, 빌트인 구조를 통해 가전을 공간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향성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25에서 공개된 Miele의 M Sense 시스템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센서 기반 제어와 앱 연동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일상에 조용히 스며드는 ‘보이지 않는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단순히 식물을 배치하는 수준을 넘어,
자연 그 자체를 ‘재료’로 가져오는 단계로 진화
동시에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단순히 식물을 배치하는 수준을 넘어, 자연 그 자체를 ‘재료’로 가져오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플라스틱 대안으로 꼽히는 마이셀리움이나 재생 소재를 활용한 접근은 물론, 테라스를 실내와 외부가 어색함 없이 이어지는 공간으로 재해석해 자연광과 공기, 계절의 변화를 일상에 끌어들이는 시도도 적극적으로 확산 중이다.
일상에 휴식과 몰입을 더한다 © Yoshihiro Makino
SPACE | 혼자 머물고, 함께 모이는 공간 (Personal Sanctuaries vs. Connected Spaces)
팬데믹 이후 집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선 지 오래다. 글로벌 트렌드 예측 기관 WGSN는 2025~2027 라이프스타일 리포트에서 ‘Personal Sanctuaries(개인적 안식처)’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고, IKEA의 글로벌 리포트는 혼자 있는 시간을 원하면서도 의미 있는 연결을 갈망한다고 분석했다. 개인의 시간을 보호하는 장소이면서 가족 혹은 사회로 연결되는 무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것.
이에 따라 개인의 공간은 더욱 정교해진다. 침실과 서재는 방음, 조명, 수납, 가구 배치까지 사용자에 맞춘 ‘개인화된 기능’이 강화되었다. 한편, 공동 공간인 거실과 주방, 다이닝은 벽을 최소화한 개방형 구조로 재편되어 식사나 대화, 취미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STYLE | 뉴트로의 감성, 미니멀한 질서 (Newtro vs. High-Tech Minimal)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 인테리어 트렌드는 현실의 감각과 기억을 재해석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2026년 인테리어에서 레트로는 여전히 유효한 키워드로 언급된다. 디지털 환경에 과도하게 노출된 일상에서 레트로 가구와 수공예적 디테일, 혹은 질감이 살아있는 소재는 공간에 감정과 서사를 부여하는 장치로 기능하기 때문.
에르완 부홀렉은
“오디오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신선함과 다양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순수함을 갖춘 디자인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반면 공간의 구조와 시스템은 한층 정제된다. 기능은 고도화되지만 실제 시각적 복잡도를 낮추고, 부드러운 형태의 가구와 가전, 곡선으로 이루어진 구조 등으로 기술 중심의 환경에 안정감을 부여하는 식. 이는 CES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오디오 제품에서도 확인된다. 디자이너 에르완 부홀렉의 감성이 더해진 ‘뮤직 스튜디오 스피커’는 스피커 중앙에 오목한 ‘점(Dot’)이 있는 디자인 특징이 있다. 에르완 부홀렉은 “오디오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신선함과 다양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순수함을 갖춘 디자인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기술을 과시하는 기기가 아니라 가구 같은 오브제로 재해석되며, 기술력이 공간에 조용하게 스며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FURNITURE |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의 만남 (Livable Luxury vs. Practical Modular)
2026년 가구 트렌드는 두 가지 질문으로 요약된다. 어떻게 보일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쓰일 것인가. 패션에서 시작한 조용한 사치 ‘콰이어트 럭셔리’는 가구 영역에서 일상에서 편안하게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리버블 럭셔리’ 진화하며 과시적 소비 대신 천연석, 원목, 패브릭처럼 손에 닿는 소재의 질감과 완성도 높은 마감으로 고급스러운 존재감을 드러낸다.
가구의 쓰임은 더욱 유연해진다. 빠르게 변화하는 가족 형태와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해 이동, 확장, 변형이 가능한 모듈 시스템이 늘어나는 것. 분리형 소파와 모듈 수납, 확장형 테이블은 배치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와 역할을 바꾸며, 일상의 지속 가능성과 사용의 즐거움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