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반도문화재단]
숨을 따라 흐르는 생명의 파동 박소연 개인전
‘숨, Breath’

금속공예 작가 박소연의 개인전 《숨, Breath》가 11월 8일부터 29일까지 동탄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23년부터 화성시문화관광재단과 반도문화재단이 함께한 2025 화성메세나 사업의 일환으로, 반도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다. 아이비라운지는 신진작가 전시를 중심으로 지역 예술 생태계를 키워나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이번 박소연 전시는 그 철학과 비전을 고스란히 담아낸 사례다.

 

 

전시는 일상 속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숨’이라는 주제를 통해 관계, 연결, 순환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작품은 황동, 알루미늄, 생분해성 플라스틱, 캔버스 등 다양한 매체로 구성되며, 관람객은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작가가 설계한 리듬과 호흡의 군집 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 그 자체가 관계의 시작 : 작품 소개


 

 

이번 《숨, Breath》 전시는 박소연 작가가 수년간 탐구해온 금속 조형 작업의 정수를 보여주는 자리다. 황동, 알루미늄, 생분해성 플라스틱, 캔버스, 펜화 등 이질적인 재료들이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생명의 흐름과 감각, 군집의 존재 방식을 다층적으로 시각화한다. 각 작품은 단독으로도 완결성을 가지지만, 전시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서로 호흡하고 공명하며 하나의 거대한 설치처럼 작용한다. 관람자는 작품을 바라보는 동시에, 작품과 함께 숨 쉬며 그 흐름의 일부가 되는 감각적 경험을 하게 된다.

 

「부유」(2022)

 

박소연 작가의 대표적인 설치 작업으로, 공중에 부유하듯 떠 있는 황동 조형물들이 공간을 가볍게 채운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이 조형물은 ‘정적이면서도 정지하지 않은 생명’을 형상화한 것이다. 조각들이 부딪히며 발생하는 맑은 금속성 소리는 관객의 청각을 자극하며 공간 전체를 하나의 생명체처럼 살아 숨 쉬게 만든다. 시선, 소리, 움직임이 교차되는 이 작품은 생명의 미묘한 파동을 감각적으로 구현한다.

 

「감각기관」(2022)

 

황동과 나무를 재료로, 생명체의 외부 탐지 기관을 상상하여 제작한 오브제다. 손, 혀, 촉수, 깃털처럼 추상화된 형태들은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생명감각을 자극한다. 다양한 촉각 기관들이 한데 모여 주변을 조심스레 탐색하듯, 이 작품은 공간 안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반응하며 관객과 교감한다. 언어 없는 소통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설치로서, 가장 본능적인 연결감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다.

 

「생장」 시리즈 (2023)

 

속이 빈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된 이 시리즈는 성장과 순환, 그리고 생명의 연결을 시각화한 설치 연작이다. 각기 다른 형태의 유닛들이 반복과 변형을 거치며 하나의 유기적 구조를 형성하고, 공간에 따라 다양하게 가변 설치가 가능하다. 무한히 뻗어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이 흐름은 생명의 확장성, 그리고 관계의 유연함을 상징한다. 소재는 가볍지만 그 메시지는 묵직하며, 삶이 가진 다양한 가능성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유연한 세계」(2023)

 

이 대형 설치 작품은 황동 유닛과 선 구조를 통해 하나의 생명 집단을 구현한 작품이다. 개별 조형물은 각기 다른 움직임과 구조를 갖지만, 모이면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지며 군집의 생명성을 형성한다. 바람에 따라 흔들리고,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리듬을 바꾸며 공간 전체와 함께 살아 움직이는 구조를 지닌다. 단단한 금속이라는 재료를 유연하게 풀어낸 이 작품은, 공고한 틀 속에서도 부드럽게 관계 맺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숨」(2025)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자 핵심 신작인 「숨」 연작은, 말 그대로 ‘숨 쉬는 작품’이다. 작가는 엘라스틱 레진 프린팅과 다이아프램 에어 펌프, 아두이노 등을 활용해, 작품 유닛들이 실제로 팽창하고 수축하며 호흡하는 듯한 움직임을 구현했다. 각 유닛은 생명체의 일부처럼 꿈틀대고 서로 다른 리듬을 따라 호흡하며, 전시장 전체에 생명력이 깃든 듯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 작품은 숨이라는 본질적 행위를 감각적·조형적으로 구현함으로써, 관객이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리듬을 맞추고 공동체의 일부로 동화되도록 유도한다.

 

영상으로 감상하는 ‘펜화 연작’


 

 

전시의 또 다른 축은 박소연 작가의 내면에서 채집한 생명 형상을 평면으로 표현한 ‘펜화 연작’이다. 정밀한 관찰과 상상력이 결합된 이 펜화들은 세포, 감각, 촉수 같은 유기적 형상이 복잡하게 얽힌 모습으로, 마치 현미경으로 미시 세계를 들여다보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이번에는 연작 일부를 영상으로도 구성해, 관객이 화면을 통해 흐름과 리듬을 직관적으로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정적인 평면 작업을 통해 오히려 더 동적인 생명의 본질을 말하는 이 연작은, 박소연 작업의 근원적 사유가 가장 밀도 있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펜화 연작」

 

 

전시 연계 프로그램 : 싱잉볼 명상 체험

 

 

전시 기간 중 11월 19일에는 관람객과 작가, 명상 강사가 함께하는 ‘싱잉볼 명상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숨을 들여 마시고 내쉬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전시의 리듬과 호흡을 온몸으로 느끼는 이 프로그램은, ‘숨’을 감각으로 체험하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정보>

– 전시명: 숨, Breath

– 전시기간: 2025년 11월 8일 ~ 11월 29일

– 장소: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 (화성시 동탄광역환승로 73)

– 입장료: 무료

– 전시연계 프로그램: 싱잉볼 명상 체험 – 11월 19일(화) 오후 2시

 

 

반도문화재단은 이번 전시를 통해 문화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지역의 작가가 자신의 예술을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플랫폼이 되고자 했다. 박소연 작가는 그 지원을 바탕으로 ‘숨’이라는 본질적인 주제를 섬세하고 직관적인 조형 언어로 풀어냈다. 《숨, Breath》 전시는 단순한 예술 작품의 나열이 아니라, 관객 각자의 숨으로 완성되는 살아 있는 공간이다. 작품은 조용히 숨 쉬며 관객을 맞이하고, 관객은 그 속에서 스스로의 리듬으로 응답한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낯선 존재들이지만, 한 공간 안에서 함께 숨 쉬며 연결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 전시는 ‘보는 것’을 넘어서 ‘느끼고 동화되는 것’을 지향한다. 금속이라는 단단한 재료에 작가의 상상과 생명성이 더해져, 섬세한 호흡과 군집의 흐름이 공간 전체에 펼쳐진다. 그 사이를 거니는 관객은 어느새 자신도 그 흐름의 일부가 되어, 익명의 공동체 안에서 조용한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 잠시 멈춰 서서 숨을 들이마시듯, 전시를 통해 쉼과 사유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

 

한편,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에서는 맛있는 책방 ‘장은실’ 편집장의 성인 대상 문화특강 <컬처 솔루션, 지속가능한 건강한 식탁>도 만나 볼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반도문화재단 바로가기]

 

1
https://blog.naver.com/greathouse79
https://www.youtube.com/@UBORATV
https://www.instagram.com/bando_ubora/
https://www.bando.co.kr/
https://ubora.band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