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반려동물에게도 쉽지 않은 계절이다. 기온과 습도가 함께 오르면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고, 피부 질환이나 열사병 등의 위험이 커진다. 특히 실내 생활 비중이 높은 반려동물의 경우, 보호자가 얼마나 주거 환경을 신경 써주느냐에 따라 건강 상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라면, 여름철 실내 환경 관리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에게 꼭 필요한 적정 온도, 쿨링 아이템, 바닥 소재, 위생과 공간 구성까지 여름철 건강한 일상을 위한 관리법을 소개한다.
반려동물에게도 적정 온도가 있다
반려동물에게 적정한 실내 온도는 22~26℃ 정도다.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는 땀샘이 발바닥에만 있어 체온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에어컨, 선풍기, 서큘레이터 등을 활용해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시에도 냉방 타이머 기능을 활용하거나 창문을 일부 열어 통풍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열기를 차단하는 것이 좋다.
물고기, 햄스터, 토끼 등 소형 반려동물 역시 여름철 온도 변화에 민감하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열대어는 24~28℃, 금붕어는 20~23℃ 정도의 수온이 적정하며,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 산소 부족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폐사 위험이 커진다. 수조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수온 조절을 위해 어항용 냉각팬이나 아이스팩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햄스터와 토끼는 20~24℃ 정도의 온도가 적당하며, 27℃를 넘기면 열사병 위험이 높아진다. 햄스터는 조용한 환경을 선호하며, 토끼는 귀를 통해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찬 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케이지 주변에는 대리석 패드나 쿨매트를 깔아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쿨링 아이템, 여름 필수템으로 적극 활용
여름철에는 쿨매트, 아이스 방석, 냉감 원단 쿠션 등 다양한 쿨링 아이템을 활용해 반려동물의 체온을 효과적으로 낮춰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아이템은 더운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를 차단할 뿐 아니라, 쾌적한 휴식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도 한다. 강아지를 예로 들자면 특히 장모종, 단열에 취약한 소형견, 노령 반려동물에게는 쿨링 아이템이 더욱 필요하다.
젤 타입 쿨매트는 체온을 직접적으로 낮춰주는 데 효과적이지만 장시간 사용 시 습기가 차기 쉬워 주기적인 세척과 건조가 필요하다. 대리석 보드는 위생적이고 오염에 강하지만 무게가 있어 이동이 어렵기 때문에 고정된 공간에 두는 것이 좋다. 냉감 원단의 방석이나 패드는 부드럽고 사용이 간편해 여름철 일반 침구를 대체하기에 적합하다.
아이템 사용 시에는 바닥에 미끄럼 방지 패드를 함께 깔아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공간이나 쉼터에 자연스럽게 배치해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 위생 관리,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고온다습한 여름 환경은 세균과 곰팡이 번식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배변 패드, 사료 그릇, 물그릇 등 매일 사용하는 물품의 청결을 유지하고, 바닥 청소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실내 습도는 제습기를 이용해 40~60%로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특히 귀 안, 발바닥 털, 겨드랑이 등 통풍이 어려운 부위는 자주 확인하고, 필요 시 드라이기나 타월로 습기를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여름철 피부병 예방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빗질과 청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트나 러그로 바닥 화상과 미끄럼 사고, 동시에 예방
반려동물이 직접 접촉하는 바닥 온도 관리도 중요한 포인트다. 타일이나 장판은 열을 빠르게 흡수하고 전달하는 성질이 있어 발바닥 화상의 위험이 있다. 특히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은 주기적으로 온도를 확인하고, 필요 시 매트나 러그를 깔아주는 것이 좋다.
미끄럼 방지 매트나 쿨링 러그는 바닥 온도 완화뿐 아니라, 관절 부상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슬개골 탈구에 취약한 소형견이나 노령견은 관절 보호를 위해 충격 흡수력이 있는 고탄성 매트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 전용 여름 공간 구성
무더운 여름에는 활동 공간보다 ‘쉼터’가 더욱 중요하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서늘한 장소를 중심으로 반려동물 전용 휴식 공간을 마련해보자. 이동식 펜스를 활용해 통풍이 잘되는 구역을 구획하거나, 커튼과 블라인드를 활용해 직사광선을 차단하면 보다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와 함께, 물그릇을 반려동물이 자주 쉬는 위치 가까이에 두고 여러 곳에 분산 배치하면 탈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고양이의 경우 자동 급수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여름철에는 소음, 낯선 환경, 외부 자극 등으로 인해 반려동물이 불안을 느끼기 쉬운데, 이때는 백색소음기나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는 등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환경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반려동물의 건강은 단순한 관심이 아닌 주거 환경 관리에서 시작된다. 적정 온도 유지, 쿨링 아이템의 활용, 위생 관리, 안전한 바닥과 쉼터 구성까지 작은 실천들이 모여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는 큰 힘이 된다. 올여름, 당신의 반려동물이 시원하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집 안 구석구석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자.
가족이기에, 반려동물들의 건강을 더욱 신경 써야 할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