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반도문화재단]
문화가 있는 아이비라운지의 가을
전시 ‘쉼, 그림’과 ‘서촌 사운드 워킹 예술체험’

가을의 문턱, 반도문화재단에서 일상의 예술을 전하는 두 가지 특별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그림을 통해 마음의 쉼을 찾는 전시 ‘쉼, 그림’과, 귀로 듣는 예술 산책 ‘서촌 사운드 워킹 예술체험’이 그것이다.

 

서늘한 바람이 스며드는 계절,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와 서촌의 골목길에서 조용히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을 만나보자.

 

, 그림 — 두 수채화 동아리의 첫 정기전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에서는 일반인들로 구성된 수채화 동아리가 함께 준비한 첫 정기 전시회 ‘쉼, 그림’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를 함께 개최한 ‘수요일수채화’와 ‘열정24수채’는 일반인들이 활동하는 그림 동아리로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시간 동안 쌓아온 작품 활동의 결실을 선보이게 됐다. ‘열정24수채’는 마을 동아리로 동탄중앙이음터의 공간 지원을 받아 활동하고 있고, ‘수요일수채화’는 아파트도서관에서 매주 수채화 수업을 함께하는 동아리이다.

 

성인이 된 후, 일상생활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쉽지 않았지만 두 동아리 회원들은 퇴직 후 그림을 시작하거나,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도 그림을 그리는 등 각자의 시간 속에서 붓을 들면서 그림 속에서 온전히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열정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 ‘쉼, 그림’은 그런 마음의 여정을 담고 있다.

 

푸른 바다와 하늘, 햇살 좋은 정원, 예쁜 꽃과 화병, 형형색색의 과일, 드라마틱한 빛의 효과 등 일상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수채화로 표현하며, 자연의 풍경과 계절의 변화를 통해 복잡한 일상 속 잠시의 쉼을 선사한다. 전시장에는 약 20여점의 작품이 걸려 있으며, 그림을 통해 일상의 피로를 잠시 내려놓고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을 제안한다.

 

유성애, <나무>

 

직장 생활 중에도 틈틈이 그림을 그렸지만, 은퇴 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유성애 회원은 수채화가 가진 물 번짐과 맑은 색의 매력에 빠져 꾸준히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얼음을 안은 산을 배경으로 아름드리 고목의 거칠고도 자유분방하게 춤을 추듯 뻗어 오른 자태를 연초록 어린 이파리로 대조시키려 했다.

 

박인순,  <해바라기>

 

교사 은퇴이후 여러 사회활동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꾸기 위해 그림을 시작한 박인순 회원은 사람들에게 복을 준다는 의미를 담아 해바라기를 그리고 그걸 받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여러 번 덧칠하면서 나오는 깊이감과 수채화의 선명한 색감이 어우러져 힘 있지만 강하지 않고 밝으면서 무게감이 있는 화면으로 완성하였다.

 

박수철, <밝은 세상>

 

손주들에게 줄 용돈 봉투에 그림을 그려주기 위해 수채화를 시작한 따듯한 사연의 박수철 회원은 그렇게 시작해서 6년째 그림을 그려오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전쟁, 재난, 무역전쟁 등으로 복잡한 요즘 세상을 간결하고 선명하게 표현하여 밝은 세상을 희망하는 마음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현, <봄>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던 중 태교로 그림을 시작한 김현 회원은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그림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스스로 보지 못했던 섬세함을 느끼면서 묘사하는 재미와 함께 작은 부분이라도 손끝으로 완성해 가는 과정을 즐기면서 수채화뿐만 아니라 아크릴화까지 꾸준한 그림 활동을 하고 있다.

 

서주현, <한옥카페>

 

건축을 전공하고 직장 생활을 하며 그림을 그리는 서주현 회원은 건축에서 익숙해진 정확한 선과 깔끔한 색이 주는 느낌과 다른 물번짐의 우연성과 농도변화 같은 자유롭고 비정형적인 요소를 가진 수채화를 선보였다. 꼼꼼하고 정확한 묘사와 대비되는 맑은 색의 변화와 따뜻하고 편안한 색감이 어우러진 풍경이 일상에서의 휴식 같은 감정의 깊이와 고요함을 전달하고 있다.

 

그림을 보는 시간이, 어느새 나를 쉬게 하는 순간이 되는 이번 전시는 10월 19일까지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방문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서촌 사운드 워킹 예술체험 —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는 예술


 

 

지난 9월에는  반도문화재단 예술 프로그램인 제8기 IVY ART CLASS에서는 ‘귀로 듣고, 마음으로 듣는 아티스틱 오감 산책’을 주제로 한 ‘서촌 사운드 워킹 예술체험’을 진행했다. 2025년 9월 25일 목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문화기획자 차은실의 안내로 참가자들은 서촌 일대를 걸으며 ‘소리로 기억되는 풍경’을 함께 기록했다.

 

 

이번 사운드 워킹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도시의 일상 속에서 들리는 소리를 예술의 언어로 바꾸는 과정이었다.

 

 

인왕산 수성동 계곡에서 들리는 물소리, 골목길의 바람, 걷는 발자국과 사람들의 대화까지, 모든 사운드가 이날의 서촌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걷기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홍건익 가옥과 이상의 집을 탐방하며 도시와 예술, 기억이 이어지는 공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마지막 일정은 ‘이상서전’에서 열린 문화 토크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사운드 기록을 나누고, 도시 속에서 예술을 발견하는 순간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했다.

 

사운드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기억의 매개라는 소개처럼 이번 프로그램은 이번 프로그램은 일상의 소리들이 우리의 일상과 감각을 어떻게 확장시키는지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세상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는 멋진 경험’ ‘자연과 문화를 통해 힐링이 된 하루’ 등 뜻깊은 참가 소감을 밝히면서 반도문화재단이 앞으로 진행할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림을 통해 마음을 쉬게 하고, 소리로 도시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 ‘쉼, 그림’ 전시와 ‘서촌 사운드 워킹 예술체험’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예술이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반도문화재단은 이번 두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을 배우는 자리가 아닌, 함께 경험하고 나누는 문화의 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많은 이들이 예술을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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