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6》이 발표되면서 올해의 소비 키워드 10가지가 공개됐다. 매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 키워드를 참고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상품 기획에 반영해온 만큼, 이번에도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주목할 만한 흐름들이 제시되었다. 이 중 ‘필코노미’, ‘픽셀라이프’, ‘1.5가구’는 소비자의 감정, 일상의 구조, 사회적 연결 방식에 주목한 키워드로, 공간을 바라보는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필코노미는 감정 따라 공간을 바꾸려는 욕구, 픽셀라이프는 쪼개진 일상의 구조, 1.5가구는 독립과 연결을 병행하는 주거 방식이다. 감정·기능·관계 등 다양한 차원에서 공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지금, 이 흐름이 인테리어에 어떻게 스며들 수 있을지 살펴본다.
기분에 따라 소비하는 시대, 감정은 선택의 기준 : 필코노미 (Feelconomy)
《트렌드 코리아 2026》에 따르면 필코노미는 ‘감정(feeling)’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소비자들이 제품의 효율이나 가격보다 자신의 감정을 기준으로 소비를 결정하는 흐름을 의미한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거나 나쁜 감정을 위로하기 위한 감정 기반 소비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한 현상이 아니다. ‘나’를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이 점점 보편화되면서, 감정의 리듬에 따라 바꾸고 싶은 공간에 대한 수요 역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가을이 되면 부드러운 촉감의 텍스타일, 따뜻한 조명의 레이어링, 안정감을 주는 향기 등으로 집 안 분위기를 바꾸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단순히 계절 스타일링을 넘어, 감정을 섬세하게 조율하고 위로할 수 있는 감각 중심의 공간 디자인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실제로 촉감이나 질감 중심의 인테리어 수요도 다양해지고 있다. 피부에 닿는 니트 소재의 쿠션이나 벨벳 커튼, 플러피 러그 등이 대표적이며, 타일 역시 표면에 입체감을 더한 텍스처 타일이 최근 많이 사용된다.
이는 시각적 깊이감과 촉각적 만족감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소재로, 감정을 자극하고 안정시키는 인테리어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필코노미는 단순한 장식적 개념이 아니라, 공간이 사용자의 기분을 켜고 끄는 감정 조절 장치로 기능하는 시대를 보여준다. 나만의 감정을 존중하고, 일상 속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의 변화. 필코노미는 그 감각적 전환의 시작이다.
작게, 빠르게, 유연하게 : 픽셀라이프 (Pixel Life)
픽셀라이프는 디지털 이미지의 최소 단위인 ‘픽셀(pixel)’에서 착안한 개념으로, 현대인의 일상과 삶이 작은 단위로 쪼개지고 빠르게 변화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하루에도 여러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요즘, 공간 역시 그 흐름을 따라 다기능적이고 유연하게 전환될 수 있는 구조가 요구된다.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등장한 공간 해법이 바로 하이브리드 룸이다. 고정된 기능에서 벗어나, 시간대와 사용자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은 현대인의 분절된 일상을 효과적으로 수용한다.
더 나아가, 내게 꼭 맞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공간에도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 활동 반경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거실이 일시적으로 홈오피스가 되고, 서재가 홈짐으로 바뀌는 것처럼, 집은 더 이상 하나의 기능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 공간은 나를 중심으로 유연하게 설계되는 일상의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다.
하이브리드 룸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구현된다. 플렉서블 조닝은 벽 대신 조명, 가구, 커튼 등으로 분위기와 동선을 조절해 공간의 쓰임을 유연하게 바꾸는 방식이다. 룸 인 룸은 큰 공간 안에 미니 서재나 홈짐처럼 또 다른 용도의 공간을 더해 몰입과 집중을 도와준다. 모듈 존은 가구를 이동하거나 재배치해 공간의 구성을 상황에 따라 계속 바꿀 수 있게 한다. 픽셀라이프는 이처럼 작게 나누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인의 삶을 담아내는 주거 전략이다. 그날의 역할과 리듬에 따라 공간이 함께 움직일 때, 집은 비로소 진짜 삶의 중심이 된다.
최근에는 홈카페, 홈오피스, 취미방 등 목적에 맞는 기능별 공간을 나누고, 모듈형 가구를 활용해 공간을 유연하게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픽셀라이프는 이처럼 작게 나누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인의 삶을 담아내는 주거 전략이다. 그날의 역할과 리듬에 따라 공간이 함께 움직일 때, 집은 비로소 진짜 삶의 중심이 된다.
혼자이지만 완전히 혼자는 아닌 : 1.5가구 (1.5 Households)
1.5가구는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등장한 새로운 주거 라이프스타일이다. 개인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외부 자원과 느슨하게 연결되는 구조를 말한다. ‘온전한 나(1)’와 ‘절반의 연결(0.5)’이 공존하는 개념으로, 완전한 독립도, 전통적인 가족 공동체도 아닌 현대인의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이다.
통계청이 2025년 6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하고, 2025년에는 2인 가구를 추월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거 방식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혼자 살지만 부모나 형제 등 가까운 가족과 인접한 거리에 거주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형태가 늘고 있으며, 함께 살되 생활 루틴을 철저히 분리하는 ‘독립 공존형’ 생활도 확산 중이다.
평택고덕 유보라 더 크레스트 59B㎡타입
이와 함께 최근 주거 시장에서는 물리적 공간은 작지만 커뮤니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심리적 만족과 사회적 연결을 추구하는 주거 단지도 증가하고 있다. 평택 고덕신도시의 반도유보라 더 크레스트는 이러한 흐름에 잘 부합하는 사례다. 59㎡ 타입을 포함해 다양한 평형 구성을 갖추고 있어 1인 가구는 물론, 인접한 가족 거주, 1~2인 중심의 세대 구성까지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다. 건설사들도 변화하는 소비자의 형태와 취향에 주목하며, 소형 면적에도 펜트리, 테라스, 드레스룸 등 특화 설계를 도입해 실거주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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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단지 내에는 골프 연습장, 스크린 골프장, 피트니스 센터, 스마트팜, 펫룸 등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돼 있어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커뮤니티와의 느슨한 연결을 원하는 1.5가구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최근 커뮤니티 시설도 1~2인 가구에 맞춰 확충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스마트팜과 펫룸 같은 구성은 독립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관심사 기반의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2026년의 소비 키워드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감정으로 일상을 마주하고,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어떤 구조 속에서 삶을 설계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다. 필코노미는 나의 기분을 공간에 반영하려는 시도를, 픽셀라이프는 다양한 역할과 속도에 맞춰 유연하게 변하는 공간 구성을, 그리고 1.5가구는 독립과 연결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는 새로운 주거 모델을 말한다. 이러한 키워드는 더 이상 마케팅 언어에 머물지 않는다. 공간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인테리어를 계획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감정이 공간의 톤을 정하고, 삶의 리듬이 가구 배치를 바꾸며, 관계의 구조가 주거 형태를 만든다. 이제 인테리어는 더 이상 ‘보이는 것’을 넘어서, ‘살아가는 방식’을 반영하는 거울이 되었다.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지만,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공간은 오래도록 유효하다. 감정의 온도를 조절하고, 기능을 겹겹이 쌓으며, 거리감마저 디자인하는 지금의 인테리어는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짜 ‘집’의 정의를 다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