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세잎클로버는 늘 우리 안에 있어

일상의 다정함을 그리는 전시, 반도문화재단 문화 프로그램

네 잎을 가진 클로버를 찾아 헤매는 사이, 우리는 발밑에 이미 있던 세 잎 클로버를 지나쳐버리곤 한다. 김경희 작가(닉네임 ‘세잎클로버’)의 개인전은 그렇게 놓쳐온 행복을 다시 눈앞에 데려다 놓는 자리다. 9월 5일부터 23일까지,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 《행복의 세잎클로버는 늘 우리안에 있어》를 지금 만나러 가본다.

CHAPTER 1.

특별한 행운 대신, 이미 곁에 있던 행복을 그리다

김경희 작가는 본명 대신세잎클로버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네잎클로버가 특별한 행운을 상징한다면, 세잎클로버는 누구나의 곁에 이미 피어 있는 흔한 행복을 뜻한다. 작가는 이 흔함에 오히려 주목한다. 크고 특별한 사건을 좇기보다, 어린 시절 자연 속에서 겪었던 사소한 순간들, 이를 테면 가족, 친구, 동물과 나누었던 온기를 다시 꺼내 보이며평범한 하루가 곧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건넨다.

우리는 특별하고 행복을 찾아 끊임없이 무언가를 기다리지만, 정작 우리의 일상에는 이미 수많은 작은 행복이 피어있다.

 

-작가 노트 중

회화전시와 일러스트페어를 오가며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는 오일파스텔, 아크릴, 디지털드로잉까지 매체를 가리지 않고 넘나든다. 동시에 반려동물 일러스트 플랫폼아이디어스에서세잎클로버일러스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동물이라는 소재를 자신의 화폭에도 꾸준히 들여왔다. 2023년 이후 서울아트페어, 서울일러스트페어, 뱅크아트페어 등 국내 주요 아트페어와 단체전에 꾸준히 참여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온 그는, 이번 개인전에서 그간의 작업을 한자리에 모아 보여준다.

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72.7×60.6cm, 캔버스에 아크릴 / 우. 여유로운 시간, 65×53cm, 캔버스에 아크릴
CHAPTER 2.

오일파스텔, 기억을 한 겹씩 쌓아 올리는 재료

어린 시절 시골에서 보낸 시간은 작가의 작업 세계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자연 속에서 뛰놀며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꼈던 기억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마음속에 선명하다. 그 시절 자연은 삶을 그대로 품어주는 친구였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편안히 머물 수 있는 쉼의 공간이었다. 작가는 지금도 그때의 기억을 따라가며 붓을 든다.

작가가 작품을 제작할 때 다루는 여러 재료 중에서도 오일파스텔은 가장 오래, 가장 깊이 붙들어온 재료다. 오일파스텔 작업은 손가락이나 작은 도구로 색을 문지르고 섞어가며 필요한 부분엔 덧칠을 해 질감을 쌓는 것이 특징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더딘 방식은 작가에게 단순한 채색 기법이 아니라, 기억 속에 흐릿하게 남은 감정을 시간을 들여 다시 색칠해가는 과정에 가깝다.

강아지 코끝에 나비가 내려앉은 순간을 그린따스한 어느 날은 이 방식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부드럽게 겹친 초록빛 배경 위로, 경계 없이 스며든 색들이 시골에서 보낸 유년의 공기를 고스란히 옮겨놓는다. 같은 재료로 완성한소녀와 오리’, ‘작은 눈맞춤역시 오일파스텔 특유의 부드러운 경계를 살려, 인물과 동물 사이에 흐르는 온도차 없는 다정함을 표현한다.

따스한 어느 날, 21×15cm, 종이에 오일파스텔
좌. 소녀와 오리, 15×21cm, 종이에 오일파스텔, 우. 작은 눈맞춤, 21×15cm, 종이에 오일파스텔

김경희 작가는 사람과 동물을 가리지 않고함께 있음이 만드는 편안함을 반복해서 그린다. 유채꽃밭 사이로 동물 친구들과 앉아 있는 순간, 눈 내린 골목에서 붕어빵을 손에 쥐고 걷는 겨울 풍경 역시 같은 맥락에 놓인다. 거창한 사건 없이도, 오늘 하루가 이미 충분하다는 감성이 그림 전반에 잔잔히 흐르고 있다.

좌. 유채꽃밭에서, 29.7×42cm, 디지털 드로잉 / 우. 소소한 하루, 29.7×42cm, 디지털 드로잉
CHAPTER 3.

갤러리에서 마주하는 순간들, 그리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

전시 현장인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 갤러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화려한 연출이 아니라, 벽면 가득 걸린 소녀와 동물들의 다정한 눈빛이다. 오일파스텔로 완성된 작은 그림들 앞에서는 자연스레 발걸음이 느려진다. 손끝으로 문지르듯 겹겹이 쌓아 올린 색의 결을 가까이서 들여다볼 때, 비로소 이 전시의 진짜 매력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아크릴로 그린 큰 화폭 앞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 호숫가와 유채꽃밭의 색감 전체를 눈에 담아보는 것도 좋다. 몽환적인 밤하늘 위 고래와 소녀를 그린 대표작 앞에서 잠시 멈춰선다면, 전시 제목이 건네는 메시지를 가장 선명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좌. 행복, 90×60cm, 디지털 드로잉 / 우. 추억, 15×21cm, 종이에 오일파스텔

무엇보다 이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림 속 소녀와 동물들이 나누는눈맞춤이다. 화려한 사건 없이도 서로를 마주 보는 것만으로 전해지는 다정함, 그것이 김경희 작가가 이번 개인전 전체를 통해 건네고 싶은 감정이다. 전시장을 나서기 전, 잠시 그 눈맞춤 앞에 함께 머물러보기를 권한다.

I 전시연계 프로그램

오일파스텔로 반려동물 그리기 체험

전시 기간 중인 9 13일 일요일 오후 3시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전시연계 프로그램오일파스텔 반려동물 그리기 체험이 아이비라운지 갤러리&다목적실에서 운영된다. 작가가 오랜 시간 다뤄온 오일파스텔 재료로, 참여자 각자가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포슬한 질감으로 직접 담아보는 시간이다.

오일파스텔 반려동물 그리기 체험

신청 대상  성인( 6)
진행 일시  2026 9 13() 오후 3

진행 장소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 갤러리&다목적실
신청 기간  9 4() ~ 9 7()
선정 안내  9 8() 재단 홈페이지 공지 및 선정자 개별 연락

문의  031-377-9825

선정자에게는 희망 반려동물 사진을 별도로 받아 인쇄할 예정

CHAPTER 4.

나에게 맞는 책을 찾아가는 밤, 9월의 반도아트夜

전시와 함께, 이달 말에는반도 아트夜 9월 강연에서 나에게 맞는 책을 만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저녁 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에서 펼쳐지는 반도 아트夜는 문화 대중화를 위해 예술가와 시민이 재능을 나누는 문화 프로그램이다.

오는 9 29일 화요일 저녁에 열리는 이번 강연은 서촌의 작은 서점이상서전을 운영하는 권혁주 대표와 함께하는 『오늘 나에게 필요한 한 권』 프로그램이다. 프리랜서 아나운서 겸 쇼호스트로 활동하며 독립서점도 운영 중인 권혁주 대표가, 방송과 서점 사이를 오가며매주 한 권의 책을 큐레이션한다는 이상서전만의 철학과 책을 고르는 자신만의 방법을 들려준다.

강연 1독립서점 이상서전 이야기에서는 작은 서점을 운영하며 경험한 사람과 공간의 이야기, 수많은 책 가운데 단 한 권을 선택해 주목하는 큐레이션 방식, 그리고 방송과 서점 사이를 오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이다. 강연 2나에게 맞는 책 찾기에서는 MBTI 독서 성향, 블라인드북 등 책을 고르는 새로운 방법들을 소개하고, 참여자가 직접 책과 나를 연결해보는 큐레이션 도서 선물 이벤트로 마무리된다.

자세한 신청 방법은 반도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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